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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자막 없이 영어 동영상을 보겠다는 원대한 꿈을 안고 시작했지만, 현실의 벽은 높았고 중간에 1년이라는 긴 휴식기를 가지기도 했죠. 예전에는 일주일에 100분 채우는 것도 벅차서 쩔쩔맸습니다. 아티클 예습에만 20분이 넘게 걸렸으니까요. 하지만 매주 일요일마다 어떻게든 300분을 채우는 계획을 촘촘히 짜서 무식하게 실행하다 보니, 어느새 관성이 붙더군요.
이제는 출석부를 6개씩 돌리며 가뿐하게 출석왕 3단계를 달성하는 제 자신을 발견합니다.
최근에는 화상 영어도 병행하고 있는데, 전화로만 편하게 떠들다가 화면 너머로 선생님과 눈을 맞추려니 묘한 긴장감이 돌았습니다.
그 긴장감 덕분에 영어를 대하는 태도가 한층 더 진지해진 것 같습니다.
지난 1년간 정말 수많은 교재와 선생님들을 거쳐왔습니다. 시니어 그린부터 AHOP, 하브루타까지 안 해본 것이 없죠. 맘에 맞는 선생님을 찾겠다고 온갖 시간대에 수업을 잡아보기도 했습니다.
처음엔 회화 책이 그저 문장 만들기 반복이라 지루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실전에서, 혹은 프리토킹 중에 제 입 밖으로 무의식중에 튀어나오는 문장들은 결국 회화 교재에서 달달 외우고 응용했던 표현들이었습니다. 반면 아티클 교재는 리딩 실력을 끌어올려 주고, 뻔한 안부 인사를 넘어 깊이 있는 토픽을 던져줍니다. 이 두 교재가 서로의 빈틈을 완벽하게 메워주는 셈이죠.
얼마 전, 저는 야심 차게 북미 선생님들과의 수업에 뛰어들었습니다. 그동안 필리핀 선생님들과 무난하게 소통해 왔기에 나름의 자신감이 있었는데,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선생님이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문장 자체가 안 들리거나, 단어는 들려도 의미 파악이 안 되는 멘붕의 연속이었죠.
최근 MSET 테스트에서 스피킹은 7점으로 올랐지만 리스닝 점수가 오히려 떨어진 것이 단순한 AI의 오류가 아니라는 걸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스피킹에만 취해 진짜 중요한 반쪽을 놓치고 있었던 겁니다.
결국 저는 초심으로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수업 시간의 두 배는 무조건 듣기 훈련에 투자하기로 결심하고, 매일 10~30분씩 딕테이션을 붙잡고 있습니다. 녹음된 제 수업을 다시 들을 때마다 느린 템포와 괴상해져버리는 리듬에 좌절하기도 하지만, 이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다음 단계는 없다는 것을 이제는 너무나 잘 압니다.
전문가들은 영어가 유창해지려면 최소 600시간의 의식적인 학습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제 속도라면 아마 3년은 족히 걸리겠죠. 하지만 조급해하지 않으려 합니다.
때로는 피드백 박스에 가득 쌓인 발음 지적과 관사 오류에 한숨이 나기도 하고, 맘에 쏙 드는 정규 선생님을 찾느라 방황하며 지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매주 묵묵히 쌓아 올리는 이 시간들이 언젠가 영어고수로 만들어줄거라 믿습니다.
댓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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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리스닝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스피킹을 잘 하려면 리스닝이 일단 돼야 하니까요!!
막스님이 가시는 영어 길 걸음걸음마다 나중에 돌아봤을 때 훌륭한 밑거름이 되어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