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경, 영어 공부를 제대로 해봐야겠다고 다짐하고 기초 영어 책 한 권을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책 한 권을 마스터했다는 생각에 자신감도 많이 생겼고, 이제는 실제로 사람과 영어로 대화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자신감에 차서 전화영어 레벨 테스트에 도전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강사가 하는 말을 거의 알아듣지 못했고, 무슨 말을 해야 할지조차 생각나지 않았습니다. 머릿속에는 분명 알고 있는 단어와 문법이 있었는데, 막상 질문을 받으니 아무것도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습니다. 결국 테스트에서 거의 한마디도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그 순간 자신감이 완전히 무너졌고, ‘나는 영어를 해도 안 되는구나’라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테스트가 끝난 후에는 결국 수강 등록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어느덧 10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동안 영어를 완전히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틈틈이 영어 공부를 했고, 영어 책도 읽고, 토익 시험도 보면서 나름대로 꾸준히 공부해왔다고 생각했습니다. 예전보다는 분명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했고, 영어에 대한 자신감도 조금씩 생겼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다시 전화영어 레벨 테스트를 받아보니 결과는 LVL 3이었습니다. 솔직히 조금 좌절스러웠습니다. 그동안 내가 공부했던 것들이 실제 대화에서는 별다른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머릿속에는 알고 있는 단어와 표현도 있고, 문법도 어느 정도 공부했는데, 막상 상대방의 질문을 듣고 바로 대답하려고 하니 생각처럼 말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번 테스트를 하면서 한 가지를 확실히 깨달았습니다. 그동안 영어를 ‘공부하는 것’에 너무 집중했던 것 같습니다. Reading을 하고, 단어를 외우고, 문법을 공부하고, 시험을 준비하는 것만으로도 영어 실력이 충분히 늘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대화에서는 그것만으로는 부족했습니다. 배운 표현을 직접 입 밖으로 내뱉고, 상대방의 질문에 순간순간 반응하면서 내가 직접 문장을 만들어보는 훈련이 반드시 필요했던 것입니다.
결국 영어는 알고 있는 것과 말할 수 있는 것이 전혀 다른 문제라는 것을 이번 테스트를 통해 절실하게 느꼈습니다. 머릿속에 배운 것은 분명히 있는데, 정작 필요한 순간에 말이 나오지 않는 그 답답함은 정말 뭐라고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예전처럼 포기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지금의 LVL 3이라는 결과를 실패라고 생각하기보다는, 내가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확하게 알려주는 출발점이라고 생각하려 합니다. 지금부터라도 배운 영어를 밖으로 꺼내고, 틀리더라도 직접 말해보고, 질문에 바로 반응하는 연습을 꾸준히 해보려고 합니다.
이번에는 영어를 ‘공부하는 것’에서 끝내지 않고, 실제로 말할 수 있는 영어로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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